[취업 Insight] 8월 3주차 제약바이오 뉴스클리핑 20선 및 상위 1% 해석 (팟캐스트 포함)
1. [바이오시밀러] 삼성바이오에피스, 국내 첫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SB27' 식약처 품목허가 신청 (출처: 한국경제)
요약·분석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세계 1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 SB27을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식약처에 품목허가 신청했습니다. 국내 첫 신청이라는 표현은 그냥 붙은 수식이 아닙니다. 같은 표적을 놓고 여러 회사가 개발을 진행해 왔는데, 서류를 먼저 접수했다는 것은 임상과 생산 자료를 먼저 완성했다는 뜻이거든요.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끝난 바이오의약품을 따라 만든 약인데요. 화학합성 복제약과 달리 살아 있는 세포로 찍어내기 때문에 분자를 똑같이 복사할 수 없고, 그래서 복제약이 아니라 동등생물의약품이라고 부릅니다. 알약을 찍어내는 복제약이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하는 일이라면, 바이오시밀러는 같은 품종의 소를 다시 길러 같은 맛의 우유를 얻어내는 일에 가깝습니다.
개발에 드는 돈도 임상 규모도 자릿수가 다르죠. 키트루다는 면역세포에 걸린 브레이크를 풀어 우리 몸이 암세포를 스스로 공격하게 만드는 계열의 약인데, 연간 글로벌 매출이 약 46조원, 317억달러로 단일 의약품 가운데 가장 큰 시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약 한 품목에서 도는 돈이 국내 의약품 시장 전체와 견줄 만한 크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 기업에게 이 분야가 낯선 땅은 아닙니다. 2013년 셀트리온이 램시마로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국내에서 받아낸 뒤, 국내 기업들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자리를 넓혀 왔거든요. 다만 이번에는 겨냥한 표적의 크기가 다릅니다.
에피스는 글로벌 4개국 163명이 참여한 임상 1상과 14개국 555명 규모의 임상 3상으로 오리지널과의 동등성을 확인했고, 2026년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 ASCO에서 3상 결과를 처음 공개했습니다. 신약 3상이 수천 명 단위로 굴러가는 데 비하면 555명은 작아 보이지만, 시밀러 3상은 새로운 효과를 증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오리지널과 차이가 없음을 통계로 보이는 자리라 설계 자체가 다릅니다. 대상 적응증은 흑색종과 비소세포폐암 등 16개에 이릅니다. 오리지널이 허가를 받은 뒤 십수 년에 걸쳐 암종을 하나씩 늘려 온 결과인데, 시밀러는 그렇게 넓혀 놓은 문을 따라 들어가는 셈이죠.
적응증이 많다는 것은 시장으로 들어가는 문이 여러 개라는 뜻이자, 오리지널이 지켜야 할 방어선도 그만큼 길다는 뜻입니다. 국내 허가를 먼저 받아 두면 품질과 생산 자료를 한 번 검증받은 셈이 되어 이후 해외 심사에서 꺼낼 카드가 늘어납니다. 국내 심사 과정에서 지적받은 대목을 미리 손봐 두면 해외 규제기관이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답이 준비돼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진짜 눈여겨볼 대목은 시점입니다. 오리지널 물질특허 만료는 미국 2029년 11월, 유럽 2031년 1월인데 그보다 3년 넘게 앞서 허가 서류를 넣었습니다. 품목허가는 접수한다고 곧바로 나오지 않고 자료 보완과 제조소 실사를 거치는 데만 1년 안팎이 걸리거든요.
여기에 MSD의 제형특허를 겨냥한 심판을 청구하고,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꿀 때 쓰이는 히알루로니다제 관련 특허까지 출원해 두었습니다. 잘 만드는 싸움이 아니라 길을 여는 싸움이 이미 시작됐다는 뜻입니다. 서류를 만드는 팀과 특허를 다투는 팀이 같은 달력을 보며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만료 3년 전부터 서류를 밀어 넣어야 했을까요.
인사이트 | 만료 3년 전에 허가부터 넣은 이유
허가 신청이 이렇게 이른 이유는 바이오시밀러 경쟁의 승부처가 제조에서 특허로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심사에만 1년 안팎이 걸리고, 만료 당일 첫 번째로 시장에 서느냐 반년 뒤에 서느냐가 초기 점유율을 통째로 갈라놓거든요. 처방이라는 것은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잘 바뀌지 않아서, 반년 늦게 들어간 제품은 같은 값을 불러도 이미 채워진 자리를 비집어야 합니다. 즉 특허 만료일은 모두가 함께 출발하는 선이 아니라 준비를 끝낸 회사만 통과하는 개찰구라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물질특허가 풀려도 제형특허, 용도특허, 제조공정특허가 겹겹이 남는 특허 덤불 구조라는 점이죠. 큰 바이오의약품 한 품목에는 수십 건에서 백 건 넘는 특허가 얹히기도 하고, 그 가운데 하나만 살아 있어도 진입이 막힙니다.
담장 하나를 넘었더니 그 뒤에 또 담장이 서 있는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2023년 미국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가 줄지어 시장에 들어섰을 때도, 물질특허가 풀린 뒤에야 문이 열렸고 그마저 여러 회사가 같은 시기에 몰리면서 가격이 빠르게 내려앉았습니다. 먼저 들어가느냐 함께 들어가느냐가 손에 남는 돈을 갈랐던 장면입니다. 오리지널사는 여기에 더해 투여 시간이 짧은 피하주사 제형을 내놓고 환자를 미리 옮겨 태우는 방어를 씁니다. 정맥주사는 병원에 몇 시간 누워 있어야 하지만 피하주사는 몇 분이면 끝나니, 환자와 의료진 모두 옮겨 갈 이유가 충분하죠.
정맥주사 환자가 다 넘어간 뒤에 정맥주사용 시밀러가 허가를 받으면 빈 시장에 들어서는 셈이 됩니다. 실제로 오리지널사는 2024년 국내 기업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을 들여와 피하주사 전환을 준비해 왔습니다. 에피스가 히알루로니다제 특허를 함께 출원한 것은 그 갈아타기 경로까지 따라붙겠다는 신호입니다. 이 구도에서 유리해지는 쪽은 소송 비용과 만료 전 선생산 재고를 감당할 자본, 그리고 14개국짜리 글로벌 임상을 굴려본 운영 역량을 함께 가진 회사입니다. 만료 전 선생산은 허가가 나기도 전에 완제품을 만들어 창고를 채워 두는 일이라, 소송이 길어지면 유통기한을 까먹는 재고로 남습니다.
그 위험을 견딜 수 있느냐가 곧 자본력이죠. 반대로 원가만 앞세운 후발 개발사는 특허 방어선 앞에서 걸음이 묶입니다. 임상 한 건을 14개국에서 굴리려면 국가별 규제 대응과 환자 모집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이건 돈만으로 사기 어려운 자산이거든요. 시밀러 시장은 먼저 들어온 쪽이 가격 기준선을 깔아 두기 때문에, 뒤따라오는 회사는 그 밑을 파고들어야 하고 마진은 빠르게 얇아집니다. 위탁생산 진영에는 출시 전에 미리 쌓아 둘 물량 수요가 새로 생기며 협상력이 올라갑니다. 여러 회사가 같은 만료일을 겨냥해 동시에 생산 슬롯을 잡으려 하니, 배양기를 가진 쪽이 일정표를 쥐게 되는 것이죠.
지불자 쪽으로 눈을 돌리면 파급은 더 큽니다. 고가 항암제 한 품목이 건강보험 재정에서 차지하는 몫이 크기 때문에, 값이 내려가면 그만큼 다른 신약을 급여 목록에 올릴 여유가 생기거든요. 46조원짜리 약의 가격이 흔들리면 같은 건강보험 예산으로 치료받는 환자 수가 늘어납니다. 시밀러 경쟁이 회사끼리의 싸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보험 재정의 숨통을 틔우는 일이기도 한 이유입니다.
취업 TIP | 물질특허와 제형특허, 면접 전에 갈라 둬야 합니다
이 뉴스가 취업 시장에 주는 신호는 바이오시밀러 직무에서 쓰는 언어가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면접에서 갈리는 지점부터 정리해 두면 좋습니다. 물질특허는 성분 자체를 보호하고, 제형특허는 주사제 조성이나 투여 경로를 막고, 용도특허는 특정 적응증에서의 사용을 막습니다. 그래서 물질특허가 끝나도 제형이 다르지 않으면 출시가 막히는 일이 벌어지죠. 셋을 한 덩어리로 뭉뚱그려 특허라고만 말하면, 다음 질문 하나에 곧바로 밑천이 드러납니다. 동등성은 오리지널과 똑같다는 뜻이 아니라 품질, 약동학, 임상 결과가 미리 정한 통계적 범위 안에 들어온다는 뜻이고, 약국에서 바꿔 줄 수 있느냐를 따지는 교체처방 가능성은 그와 별개의 논점입니다.
동등성은 규제기관이 인정하는 과학적 판단이고, 교체처방은 나라마다 제도로 정하는 문제라 층이 다르거든요. 여기까지 갈라서 말하면 서류를 실제로 읽어본 지원자로 보입니다. 면접장에서는 이렇게 갈립니다. 흔한 답은 "키트루다 특허가 만료되면 시장이 열리기 때문에 기회가 크다고 생각합니다"인데요. 한 걸음 더 간 답은 "물질특허 만료는 미국 2029년 11월이지만 제형특허가 남아 있어 실제 진입 시점은 심판 결과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입니다. 같은 뉴스를 읽고도 뒤쪽 문장을 쓰는 지원자는 드뭅니다. 한 번 더 들어오는 질문은 시밀러가 오리지널과 정말 같으냐는 것인데, 여기서는 같다는 말 대신 미리 정한 범위 안에서 차이가 없음을 증명했다는 표현을 쓰는 편이 정확합니다.
왜 국내부터 신청했느냐는 질문이 이어질 수도 있는데, 이때는 국내 허가가 품질과 제조소 자료를 한 차례 검증받는 절차라는 점을 짚으면 답이 이어집니다. 특허 만료일을 묻는 질문에는 미국 2029년 11월, 유럽 2031년 1월이라는 숫자를 그대로 꺼내되, 그 날짜가 출시일이 아니라 심사와 소송을 끝낸 회사만 통과하는 문이라는 점을 붙이면 좋습니다. 반대로 바이오시밀러를 제네릭이라고 부르는 순간 기본기가 없다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준비는 네 가지로 좁힐 수 있습니다. 첫째, 특허청 키프리스에서 펨브롤리주맙을 검색해 국내 등재 특허가 물질인지 제형인지 목록을 직접 확인해 볼 것.
검색 결과를 열 줄만 옮겨 적어 봐도 특허 덤불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눈으로 들어옵니다. 둘째, 2026년 6월 ASCO에서 공개된 SB27 3상의 1차 평가변수가 무엇이었는지 초록 수준으로 읽어 둘 것. 셋째, 식약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서 이미 허가된 국산 시밀러의 적응증 개수를 세어 비교해 볼 것. 넷째, 지원 직무를 허가 서류를 쓰는 RA 중 CMC 파트, 비교임상을 설계하는 임상개발, 특허 대응을 맡는 IP 가운데 하나로 좁혀 말할 것. 임상개발은 오리지널과 견주는 비교임상을 설계하는 자리라 통계와 프로토콜 작성이 일의 중심이고, RA는 그 결과를 규제기관의 언어로 옮기는 자리입니다.
CMC는 원료와 제조공정, 품질관리 자료를 하나로 묶는 파트라 화학공학이나 생명공학 전공자가 곧바로 붙을 수 있는 자리이고, IP는 이공계 전공에 특허 실무 교육을 얹으면 문이 열리는 트랙입니다. 여기에 지원하는 회사가 지금 어느 나라 허가를 준비하고 있는지까지 확인해 두면 대화가 한 층 깊어집니다. 이 정도면 지원동기 한 문단이 저절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