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Insight] 8월 4주차 IT통신 뉴스클리핑 20선 및 상위 1% 해석 (팟캐스트 포함)
1. [반도체/파운드리] 삼성전자, AI칩 주문 급증에 파운드리 단가 최대 15% 인상 (출처: 파이낸셜뉴스)
요약·분석
삼성전자가 새로 들어오는 주문부터 첨단 파운드리 가격을 올렸습니다. 파운드리는 설계만 하는 회사의 도면을 받아 대신 칩을 찍어 주는 위탁생산 사업인데요. 로이터 보도를 인용한 내용을 보면 지난 7월 4나노 SF4 공정 기준으로 미국과 중국 고객사에는 10~15%, 대만 고객사에는 5~10%를 올렸고, 5나노 SF5도 10~15%, 구형 8나노 공정마저 10% 가까이 인상했습니다. 나노는 회로 선폭을 가리키는 단위로, 숫자가 작을수록 같은 면적에 트랜지스터를 더 촘촘히 심는 최신 공정을 뜻합니다. 값을 올릴 수 있었던 힘은 쌓인 수주 잔고에서 나옵니다. 수주 잔고란 이미 받아 둔 주문 가운데 아직 매출로 잡히지 않은 물량을 가리키는데, 이 숫자가 두꺼워지면 영업 담당자가 새 고객 앞에서 지금은 자리가 없다는 말을 꺼낼 수 있게 되죠.
삼성은 테슬라와 애플, 브로드컴, 엔비디아를 차례로 확보한 데 이어 구글과도 SF4 물량을 놓고 협상을 이어 가고 있고, 평택 4나노 라인은 작년 말부터 100% 풀가동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파운드리 고객은 팹리스라 부르는 설계 전문 회사인데요. 자기 공장 없이 도면만 그리는 대신, 어느 파운드리의 어느 노드를 쓸지 정하는 순간 제품 출시 일정 전체가 그 라인의 사정에 묶입니다. 값이 올라도 라인을 쉽게 갈아타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죠. 8나노처럼 오래된 공정까지 값이 붙었다는 점도 이번 인상이 최신 라인 한 곳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신호입니다. 캐파는 공장이 일정 기간에 찍어 낼 수 있는 웨이퍼 물량을 뜻하는 업계 용어입니다.
보통 한 달에 웨이퍼 몇만 장을 처리하느냐로 세는데, 웨이퍼는 지름 300밀리미터짜리 둥근 실리콘 판을 가리킵니다. 파운드리는 고정비 덩어리가 큰 장치산업이라 라인을 얼마나 채우느냐가 손익을 가릅니다. 공장에 들어간 돈은 라인을 돌리든 세워 두든 감가상각비로 매달 빠져나가기 때문에, 라인이 절반만 차면 그 비용을 절반의 물량이 나눠 져야 하거든요. 지난해 이 사업부가 겪은 어려움도 같은 공식으로 설명됩니다. 고객이 모자라 라인이 비면 그 빈자리가 그대로 손실로 잡혔기 때문이죠. 반대로 자리가 꽉 차면 남는 캐파가 없어 협상의 주도권이 공급자 쪽으로 넘어갑니다. 2020년에서 2021년 무렵 차량용 반도체가 모자라 완성차 공장이 줄줄이 멈춰 섰을 때도 같은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때 값을 정한 쪽은 칩이 급한 완성차가 아니라 라인을 쥔 파운드리였죠. 웨이퍼 한 장에서 나오는 칩이 수백 개에 이르고 장당 값도 만만치 않아, 10%라는 숫자는 계약 규모를 크게 흔들어 놓습니다. 그러니 라인을 놀리며 큰 적자를 쌓던 사업부에서 내년 흑자 전환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이번 인상이 이미 맺어 둔 계약이 아니라 새 주문에만 붙는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기존 고객은 재계약 시점에 같은 기준을 마주하게 되므로, 한꺼번에 터지는 인상이 아니라 시차를 두고 번져 나가는 인상인 셈입니다. 구글까지 계약서에 이름을 올리면 고객 명단이 한층 두꺼워집니다.
한 고객이 물량을 거둬들여도 라인이 비지 않는다는 뜻이라 값을 지킬 힘도 함께 붙고, 라인을 더 지을 명분도 생기죠. 남는 질문은 이 힘이 삼성이 스스로 만든 것인지, 아니면 앞선 주자의 자리가 모자라 흘러넘친 물량 덕인지입니다.
인사이트 | 가격을 올릴 수 있게 된 건 삼성이 세져서일까
파운드리 가격은 원가표가 아니라 남은 자리가 정합니다. 지금 선단 공정에서 벌어지는 일은 AI 가속기 수요가 1위 사업자의 캐파를 넘어섰다는 사실 하나로 거의 설명이 되는데요. 앞선 주자의 최신 라인이 예약으로 가득 차면서 자리를 못 잡은 설계 회사들이 두 번째 공급처를 찾아 움직였고, 그 줄이 삼성 앞에 선 것입니다. 즉 삼성의 수율이 하루아침에 좋아졌다기보다 시장 전체의 병목이 삼성에게 협상 카드를 쥐여 준 구조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여기서 KSF, 즉 성공의 핵심 요인이 옮겨간 지점이 보입니다. 예전에는 같은 성능을 누가 더 싸게 찍느냐가 승부처였다면, 지금은 원하는 시점에 물량을 실제로 대 줄 수 있느냐가 승부처가 됐죠.
구형 8나노까지 값이 올라간 사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최신 공정만 빡빡한 게 아니라 전력관리칩과 이미지센서가 쓰는 오래된 라인도 함께 조여 있다는 뜻이거든요. AI 가속기 한 장이 돌아가려면 그 옆에 전력을 나눠 주는 칩과 신호를 다루는 칩이 함께 붙어야 하니, 최신 노드가 바빠지면 구형 노드도 덩달아 바빠집니다. 미국과 중국 고객에게 더 큰 폭을 붙이고 대만 고객에게는 절반만 올린 대목을 겹쳐 보면, 이번 인상은 일률적인 가격표 조정이 아니라 고객별로 계산기를 따로 두드린 결과입니다. 고객 쪽에도 값을 치를 이유가 생겼습니다. 공급망을 한 곳에 몰아 두면 지진이나 통상 조치 한 번에 제품 출시가 통째로 밀리기 때문입니다.
보험료를 내는 마음으로 두 번째 공급처를 두는 셈이죠. 유리해지는 쪽은 삼성 파운드리와 그 라인에 장비, 소재, 후공정을 대는 국내 협력사입니다. 가동률이 오르면 세정 약품과 특수 가스처럼 웨이퍼가 지날 때마다 쓰이는 소모품 주문이 곧바로 늘어나므로, 협력사 쪽 숫자는 인상보다 먼저 움직이기도 합니다. 압박을 받는 쪽은 팹리스 고객사인데요. 칩 원가가 10% 넘게 오르면 세트 값에 얹거나 마진을 깎아야 합니다. 압박은 한 겹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값이 오르면 설계 자체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데, 같은 성능을 더 작은 면적에 담으면 웨이퍼 한 장에서 나오는 칩 개수가 늘어나 원가를 되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어 둘 게 있습니다. 값을 올렸다고 곧바로 이익이 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선단 공정은 수율이 낮으면 웨이퍼를 아무리 많이 넣어도 쓸 수 있는 칩이 적게 나오므로, 올려 받은 몫이 불량으로 새어 나갈 수 있거든요. 협상력과 수익성은 다른 문제라는 뜻입니다. 다만 이 카드에는 시한이 있습니다. 메모리 쪽에서 이미 본 장면이기도 한데요. 2017년에서 2018년 무렵 D램 값이 크게 뛰면서 공급사가 협상의 윗자리에 앉았지만, 증설 물량이 들어오고 수요가 식자 2019년에는 값이 빠르게 내려앉았죠. 그때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걸어 둔 회사와 그러지 못한 회사의 다음 해 성적표는 크게 갈렸습니다.
병목이 풀리면 결정권은 다시 고객에게 돌아가므로, 지금 장기 계약으로 물량을 묶어 두느냐가 다음 사이클의 체력을 정합니다. 선단 라인 하나를 세우는 데 조 단위 자금이 들어가니, 지금 더 받아 낸 값이 곧 다음 라인의 종잣돈이 되기도 합니다. 시한 안에 무엇을 쌓느냐가 관건입니다.
취업 TIP | 면접관은 '왜 올릴 수 있었나'를 아는 지원자를 봅니다
이 뉴스를 자소서에 옮길 때 흔한 실수가 삼성 파운드리의 성장 가능성에 매력을 느꼈다는 문장으로 끝내는 것입니다. 회사 이해 증명형은 주어를 나 대신 회사로 놓고 사업 구조를 짚어야 점수가 붙습니다. 삼성 파운드리는 SF4와 SF5, 후속 노드로 공정 이름이 갈리고 기흥과 화성, 평택, 미국 테일러로 거점이 나뉘며, 각 라인의 가동률이 곧 감가상각비를 나눠 지는 분모가 됩니다. 이번 인상에서 대만 고객사만 5~10%로 폭이 작았다는 대목도 읽을거리인데요. 앞선 주자의 안마당에 있는 고객을 새로 데려오려면 값을 덜 올려서라도 붙잡아야 한다는 뜻이고, 회사가 지금 신규 고객 확보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나쁜 예부터 보시죠. "세계를 선도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비전에 공감해 지원했습니다"라는 문장은 회사 이름만 바꾸면 어디에나 붙습니다. 좋은 예는 이렇습니다. "SF4 라인이 100% 가동에 이른 상태에서 단가를 올렸다는 것은 캐파가 곧 협상력이라는 뜻으로 읽었고, 제가 지원하는 수율 개선 직무는 그 캐파를 실제 출하로 바꾸는 자리라고 이해했습니다." 앞 문장은 감상이고 뒤 문장은 구조라, 읽는 사람이 받는 인상이 전혀 다릅니다. 면접에서 왜 삼성 파운드리인가라는 질문이 나와도 같은 뼈대를 씁니다. 앞선 주자와의 격차를 인정한 뒤, 캐파가 모자란 국면에서 두 번째 공급처의 값어치가 커진다는 구조로 답하면 준비된 지원자로 보이죠.
격차를 부정하는 답이 오히려 감점을 부른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답변은 이 정도 길이면 충분합니다. "1위 사업자와 수율 격차가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자리 자체가 모자란 국면이라 두 번째 공급처의 값어치가 커졌고, 그 자리를 지키려면 신규 고객의 첫 양산을 사고 없이 넘기는 일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자소서 한 문단을 통째로 잡을 때는 순서를 이렇게 두면 편합니다. 회사가 처한 국면 한 문장, 그 국면에서 지원 직무가 맡는 몫 한 문장, 그 몫을 감당할 근거가 되는 자기 경험 한 문장입니다. 세 문장이면 회사 이해와 직무 이해, 개인 경험이 한 줄로 꿰입니다.
실습으로 붙일 것도 있습니다. 공정 실습이나 학부 연구에서 조건을 바꿔 결과를 비교해 본 기록이 있다면, 어떤 변수를 왜 골랐는지까지 적어 두세요. 수율 개선은 결국 변수를 하나씩 붙잡아 가는 일이라, 그 사고 방식이 드러나는 문장 하나가 전공 학점보다 크게 읽힙니다. 준비는 세 가지로 좁힙니다. 첫째, 최근 네 개 분기 실적발표 자료에서 파운드리 관련 문구만 뽑아 노드별 언급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한 장으로 정리합니다. 수주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등장했는지, 가동률을 어떤 말로 에둘러 표현했는지를 따라가면 회사의 어조 변화가 보입니다. 둘째, 파운드리 포럼 발표 자료로 노드 로드맵과 시점을 외워 둡니다.
셋째, 지원 직무를 공정설계, 수율 개선, 고객 대응 엔지니어 중 하나로 못 박고 그 자리가 가동률의 어느 부분을 책임지는지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게 만듭니다. 공정설계는 웨이퍼가 지날 순서를 짜고, 수율 개선은 그 순서에서 새어 나가는 칩을 줄이며, 고객 대응 엔지니어는 고객 도면을 라인 조건에 맞춰 앉히는 자리입니다. 여기까지면 회사 이해는 증명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