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Insight] 8월 4주차 방산조선항공우주 뉴스클리핑 20선 및 상위 1% 해석 (팟캐스트 포함)
1. [방산/지상무기·미국수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美 육군 차세대 자주포(MTC) 시제품 단독 수주 (출처: 아주경제)
요약·분석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법인 한화디펜스USA가 미 육군 기동전술포, 줄여서 MTC 프로그램의 시제품 개발계약을 따냈습니다. MTC는 견인포와 궤도형 자주포 사이의 빈자리를 메우는 차륜형 화력체계인데요. 도로 기동성과 신속 전개를 앞세운 미 육군의 차세대 포병 사업입니다. 궤도차량은 험지에서 강하지만 무겁고 옮기기 번거로운 반면, 바퀴로 달리는 자주포는 스스로 도로를 타고 이동해 쏘고 빠지는 작전에 맞습니다. 궤도형 한 대를 다른 전선으로 옮기려면 대형 수송차량과 도로 통제가 함께 따라붙지만, 차륜형은 스스로 고속도로를 달려 이동하니 준비에 드는 손이 확 줄어듭니다.
견인포는 그 반대편에 있죠. 값이 싸고 항공기로 옮기기 쉬운 대신, 트럭이 끌어다 자리를 잡고 다시 접어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포를 쏜 자리에 그대로 머무르면 상대 대포병 레이더에 좌표를 내주는 시대라, 몇 분 안에 자리를 옮기는 능력이 곧 생존력이 된 셈입니다. 계약 집행 금액은 1억30만2961달러, 우리 돈 약 1417억원이고 옵션까지 더한 누적 총액은 2억6290만3274달러, 약 3715억원입니다. 한화는 K9 차륜형 자주포인 K9MH 시제품 6문을 공급하게 됩니다. 이미 궤도형으로 검증을 마친 화포 계통을 바퀴 달린 차체 위에 올리는 방식이라, 밑바닥부터 새로 그리는 개발과는 위험의 크기가 다릅니다.
진짜 무게는 경쟁 상대 명단에 있습니다. 독일 라인메탈, 영국 BAE시스템즈,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이스라엘 엘빗, 신흥 방산기업 앤듀릴을 모두 제치고 단독으로 뽑혔거든요. 하나같이 각국 육군의 주력 장비를 만들어 온 회사들이고, 이 가운데 여럿은 미국 안에 이미 생산 기반과 오랜 납품 이력을 두고 있는 곳입니다. 국산 완성무기체계가 미군 획득체계, 즉 미 국방부가 무기를 고르고 사들이는 공식 절차 안으로 들어간 첫 사례입니다. 부품이나 소재를 대는 자리가 아니라 완성된 물건에 자기 이름을 붙여 납품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결이 다릅니다. 그동안 국내 업체가 미국 시장에서 맡던 역할은 대체로 남의 완성품 안에 들어가는 부품이었으니, 간판을 걸고 들어가는 것과는 무게가 같을 수 없죠.
양산으로 넘어가면 최대 498문, 10조원대 사업으로 불어날 수 있습니다. 포병대대 하나가 운용하는 자주포가 열여덟 문 안팎이니, 498문이면 수십 개 대대의 화력을 통째로 갈아 끼우는 규모입니다. 다만 시제품 계약은 경기장 입장권에 가깝고, 시험평가와 의회 예산 배정이라는 다음 관문이 훨씬 험하다는 점은 짚고 가야 합니다. 미 육군은 앞으로 시제품을 받아 사격 정확도와 야전 운용성을 따지는 시험을 거치고, 그 결과가 좋아야 양산 예산이 붙는 구조입니다. 시험은 사격장에서 몇 발 쏘아 보는 수준이 아니라 혹한과 혹서, 먼지와 진창을 오가며 몇 해에 걸쳐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실제로 미 육군은 2002년 크루세이더 자주포 사업과 2009년 미래전투체계 사업을 우선순위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접어 버린 전력이 있습니다. 개발이 한창이던 사업도 예산 심사대에서 통째로 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즉 지금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을 뿐이고 진짜 승부는 시험장에서 시작된다는 뜻이죠. 관문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인사이트 | 왜 미 육군은 자국 3사 대신 한화를 골랐을까
미 육군이 자국 3사 대신 한국 업체를 고른 이유는 성능표 한 장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냉전이 끝난 뒤 미국은 포병 생산기반을 크게 줄였는데요. 대규모 지상전이 다시 벌어질 일은 없다고 보고 공장을 닫고 인력을 내보낸 결과였습니다. 정밀 유도무기와 공군력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판단이 오래 이어졌고, 그 판단 아래에서 포병은 뒷줄로 밀렸습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포탄과 화포 수요가 한꺼번에 튀어오르자 설계도는 있는데 찍어낼 라인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포탄 생산량을 몇 배로 끌어올리겠다고 팔을 걷어붙였지만, 새 라인을 세우고 숙련공을 길러 내는 데만 여러 해가 걸린다는 점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죠.
공장은 돈으로 지을 수 있어도 그 안에서 일할 사람은 시간으로만 길러집니다. 이 국면에서 조달 담당자가 보는 핵심성공요인, 즉 KSF는 종이 위 성능에서 지금 당장 굴러가는 물건과 그것을 계속 만들어낼 생산능력으로 옮겨갔습니다. K9 계열은 이미 여러 나라 군대가 운용하며 야전에서 검증됐고, 창원 라인은 지금도 돌아가고 있습니다. 위험을 싫어하는 획득 조직 입장에서는 이보다 안전한 선택지가 드물었습니다. 새로 설계해 만들어 보겠다는 제안서와 이미 여러 나라에서 굴러가는 물건을 고쳐 주겠다는 제안서 사이에서, 일정을 지켜야 하는 쪽은 후자를 고르기 마련이니까요.
담당자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조직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의 크기가 답을 정해 준 셈입니다. 유리해진 쪽은 한화만이 아닙니다. 포신, 사격통제장치, 유압, 엔진을 대는 국내 협력사들이 미군 규격을 통과한 이력을 함께 확보하게 되거든요. 이 이력은 다음 사업의 자격 심사에서 두고두고 값을 합니다. 미군에 납품해 봤다는 한 줄이 제3국 입찰의 서류 심사를 통과시키는 통행증 노릇을 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압박받는 쪽은 팔라딘 계열로 미 육군 포병을 오래 지켜온 BAE와 유럽 물량에 기대온 라인메탈입니다. 자국 시장이라는 울타리가 더는 방패가 되지 않는다는 신호이기 때문이죠.
특히 안방 물량만으로 라인을 유지해 온 회사일수록 흔들림이 큽니다. 그 물량을 전제로 원가와 인력 계획을 짜 두었는데 전제 자체가 바뀌는 셈이니까요. 파급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완성체계의 문이 한 번 열리면 다음 사업에서도 해외 업체가 후보에 오르고, 대신 미국은 현지생산과 기술이전을 조건으로 걸어 원가와 공급망의 무게중심을 자국으로 끌어당길 것입니다. 즉 문이 열린 대가로 생산의 일부를 미국에 옮겨 심어야 하는 청구서가 함께 날아온다는 의미입니다. 보험료를 먼저 내고 시장 안으로 들어가는 구조라고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그 보험료는 공장 부지와 현지 고용, 그리고 협력사 이전이라는 형태로 청구됩니다.
국내 입장에서는 수출이 늘어날수록 국내에 남는 일감의 몫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가 함께 따라오는 물음이 되는 셈이죠. 결국 이번 선정은 한 회사의 승리라기보다 무기 조달의 기준이 바뀌었다는 신호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만들 수 있느냐가 팔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판이 바뀐 것이죠. 즉 이 시장은 한 번 들어갔다고 끝나는 곳이 아니라, 들어간 뒤에도 계속 값을 치러야 하는 곳입니다.
취업 TIP | 한화에어로를 안다는 증명은 K9 자랑이 아닙니다
이런 계약은 자소서에서 회사를 안다고 말할 절호의 재료지만, 대다수 지원자는 K9이 세계 1등이라는 문장에서 멈춥니다. 회사 이해를 증명하는 건 무기 자랑이 아니라 그 회사가 돈을 버는 구조를 짚는 문장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방산, 항공엔진, 우주로 나뉘고 이번 계약은 지상방산 안에서도 미국법인이 계약 주체입니다. 즉 국내에서 만들어 실어 보내는 수출 매출이 아니라 현지 자회사가 미 정부와 직접 맺는 계약이라는 뜻이고, 회계 처리와 인력 구조가 다르게 짜인다는 의미죠. 계약 상대가 미 정부라는 것은 원가 자료 제출과 감사 대응 같은 절차가 함께 따라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미국 획득 절차가 시제품, 저율초도생산, 본양산으로 단계가 나뉘고 단계마다 예산이 새로 붙는다는 사실까지 쓰면 읽는 사람이 눈을 멈춥니다. 나쁜 예는 이렇습니다. "세계 최고의 자주포 K9을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저의 열정을 펼치고 싶습니다." 이 문장에는 회사가 없고 감탄만 남습니다. 좋은 예는 이렇게 바뀝니다. "지상방산이 회사 매출의 큰 축을 맡고 있는데, 이번 미 육군 계약은 국내에서 실어 보내는 수출이 아니라 미국법인이 직접 맺은 건이라 현지에서 만들고 관리하는 역량이 다음 단계의 조건이 된다고 봤습니다." 같은 뉴스를 읽고도 어디를 보느냐가 이렇게 갈립니다.
준비는 이번 주에 끝낼 수 있습니다.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사업보고서를 열어 사업의 내용 항목에 있는 사업부문별 매출과 수주잔고 표를 옮겨 적고, 최근 3년 흐름을 두 문장으로 요약해 두세요. 그 표만 손에 들고 있어도 어느 사업부가 회사를 먹여 살리는지, 어디가 새로 크는지 말할 수 있습니다. 항공엔진과 우주 부문이 지상방산과 어떻게 다른 속도로 자라는지도 그 표 안에 다 적혀 있습니다. 미 국방부가 매일 올리는 계약 공고를 한 달만 훑으면 금액과 사업명, 계약 방식이 어떻게 적히는지 감이 잡힙니다. 옵션 물량이 왜 총액과 따로 적히는지도 그 과정에서 눈에 들어옵니다.
그다음 MTC를 K9의 차륜형 파생 모델로 설명하는 한 문단을 직접 써서 지원동기 앞에 붙여 두면 됩니다. 면접에서 왜 우리 회사냐는 질문이 오면 이 문단이 그대로 답이 됩니다. 여기에 답을 하나 더 준비해 두면 좋습니다. 이번 계약이 실적에 얼마나 잡히겠느냐는 물음에 "시제품 단계라 집행 금액 기준으로 인식되고 옵션은 별개라, 매출보다는 자격을 얻은 사건으로 봅니다"라고 답하는 연습입니다. 이런 대답은 뉴스 제목만 읽어서는 나오지 않기 때문에 준비의 깊이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지상방산 매출 비중과 수주잔고 회전 기간을 숫자로 함께 말하면, 회사를 겉이 아니라 손익 구조로 보고 있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만들어 두면 지원동기와 입사 후 포부가 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지원 직무가 그 구조의 어느 지점에 붙는지 한 줄만 더하면 답이 닫힙니다. 표를 만들다 보면 회사가 왜 미국에 법인을 따로 두었는지도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그 이해가 지원동기의 첫 문장을 바꿔 놓습니다. 뉴스 한 건을 이렇게 다루는 습관이 쌓이면 어느 회사에 지원하든 같은 방식으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