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Insight] 8월 2주차 금융 뉴스클리핑 20선 및 상위 1% 해석 (팟캐스트 포함)
1. [증권/실적] 미래에셋증권, 증권업계 최초 2개 분기 연속 순이익 1조원 돌파 (출처: 뉴스웨이)
■ 요약·분석
미래에셋증권이 2분기 연결 당기순이익 1조9052억원을 올렸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369.4% 늘어난 숫자이고, 상반기 누적으로는 2조9072억원을 쌓으며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두 개 분기 연속 순이익 1조원을 넘겼습니다. 증권사가 한 분기에 순이익 1조원을 넘긴 사례 자체가 흔치 않은데 그것을 두 분기 이어 갔으니 기록의 무게가 가볍지 않죠. 다만 숫자의 무게중심은 본업이 아니라 지분 하나에 실려 있었는데요. 이강혁 경영혁신부문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스페이스X 상장 주식자산의 6월 말 종가 170.86달러를 기준으로 1조6242억원의 평가이익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평가이익은 아직 팔지 않은 자산의 장부가치가 오른 만큼을 손익으로 잡아 두는 항목입니다. 집값이 올랐다고 해서 통장 잔고가 함께 늘어나지는 않는 것처럼, 장부에는 이익으로 찍히지만 현금이 들어온 것은 아니라는 뜻이죠. 평균 취득단가가 34달러였으니 다섯 배 가까이 값이 뛴 지분을 장부에 다시 얹은 셈이고, 분기 순이익의 8할이 넘는 몫이 이 계정 하나에서 나온 것입니다. 34달러라는 취득단가는 이 지분을 사들인 시점이 꽤 오래전이라는 사실도 알려 줍니다. 그사이 회사는 배당도 이자도 나오지 않는 자산을 장부에 얹은 채로 여러 해를 기다린 셈이고요. 비상장 기업의 지분은 거래가 잦지 않아 값을 매기기 어렵지만, 상장이라는 사건을 만나는 순간부터 시장이 매일 값을 붙여 주기 시작합니다.
이 몫을 걷어내도 2분기 세전이익은 9044억원이 남아 본업 수익성도 같이 좋아졌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거래대금이 늘고 기업금융과 운용 부문이 함께 돌면서 지분 평가와 무관한 이익이 두툼해진 결과입니다. 본업에서만 9000억원대 세전이익을 냈다는 것은 지분 이야기를 빼고 봐도 분기 성적표가 나쁘지 않았다는 뜻이죠. 다만 그 사실이 1조9052억원이라는 머리기사 숫자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이번 발표의 특징입니다. 상반기 누적 2조9072억원 가운데 어디까지가 다음에도 되풀이될 수 있는 이익인지가 이 회사를 보는 사람들의 첫 질문이 됐습니다. 비상장 기업 지분과 해외 대체투자에 자기자본을 오래 묻어 두는 전략이 한 분기에 몰아서 결과로 튀어나온 장면이기도 한데요.
상장 전부터 들고 있던 지분이 시장가격을 갖게 되는 순간부터 회사의 손익계산서는 그 주식의 하루하루 값에 연동되기 시작합니다. 평가이익과 실현이익은 이름이 비슷해도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실현이익은 실제로 팔아 현금으로 바꾼 몫이라 나중에 값이 어떻게 되든 되돌아가지 않지만, 평가이익은 값이 다시 내려가면 그대로 사라지죠. 문제는 이 계정이 양방향으로 열려 있다는 점입니다. 2019년 위워크의 기업공개가 무산됐을 때 대주주였던 소프트뱅크가 보유 지분의 가치를 크게 낮춰 잡으며 대규모 손실을 떠안았던 장면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릅니다. 값이 내리면 같은 논리로 평가손실이 잡히고 분기 실적은 그만큼 크게 흔들립니다.
즉 이익의 크기가 커진 만큼 이익의 진폭도 같이 커졌다는 의미죠. 그렇다면 남의 주문을 받아 버는 대신 자기 돈을 굴려 버는 구조는 증권업의 경쟁 규칙을 어떻게 바꿔 놓고 있는 걸까요. 이번 실적은 잘 벌었다는 소식이자 벌이의 성격이 바뀌었다는 신고서입니다.
■ 인사이트 | 브로커리지가 아니라 자기자본을 굴린 미래에셋, 왜 이 길인가
증권사의 수익은 크게 네 갈래로 갈립니다. 개인 주문을 받아 챙기는 위탁매매 수수료, 기업의 자금조달을 돕는 기업금융, 회사 돈으로 자산을 사고파는 운용과 자기자본투자, 고객 자산을 맡아 관리하는 자산관리인데요. 자기자본투자는 회사가 자기 돈으로 지분과 부동산, 인프라 같은 자산을 직접 사서 오래 들고 있는 사업입니다. 수수료가 남의 거래에서 떼어 오는 돈이라면 이쪽은 회사가 위험을 직접 지고 그 대가를 가져오는 방식이죠. 이 가운데 위탁매매는 지난 10년간 수수료율이 바닥까지 내려오며 남는 몫이 얇아졌습니다. 예전에는 거래 한 번에 붙는 수수료가 눈에 띄는 크기였지만 지금은 소수점 아래에서 다투는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2016년 비대면 계좌개설이 허용된 뒤로 온라인 채널이 표준이 됐고, 여기에 수수료 무료 경쟁까지 붙으면서 거래대금이 늘어도 회사가 가져가는 비율은 예전만 못하게 됐죠. 손님은 더 늘었는데 한 그릇당 남는 돈이 줄어든 식당과 비슷한 처지입니다. 그렇다고 위탁매매를 접을 수도 없습니다. 고객 계좌는 자산관리와 신용융자로 이어지는 입구라, 수수료가 얇아져도 문은 열어 두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업계의 핵심성공요인, 즉 KSF는 지점망과 고객 수에서 자기자본 규모로 옮겨 갔습니다. 자기자본 3조원을 넘기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돼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열리고, 4조원을 넘기면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할 수 있으며, 8조원 구간에서는 종합투자계좌까지 붙습니다.
이 문턱들은 아무렇게나 그은 선이 아니라,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의 크기를 자본으로 재겠다는 규제의 판단입니다. 자본의 크기가 곧 올라설 수 있는 계단의 높이를 정하는 구조인 셈이죠.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기 신용으로 어음을 찍어 자금을 모아 기업금융과 투자에 굴리는 제도입니다. 결국 자본이 사업 면허이자 원재료가 되는 구조입니다. 예전에는 지점 수가 회사의 크기를 말해 줬다면 지금은 자본금 숫자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셈이죠. 미래에셋이 2016년 대우증권을 인수해 자기자본 규모를 단번에 끌어올린 선택도 이 계단을 남보다 먼저 올라서기 위한 포석이었습니다.
스페이스X 평가이익은 그 위에서 자기자본을 비상장 기업에 오래 묻어 둔 선택이 만들어 낸 결과고요. 유리해지는 쪽은 자기자본이 크고 해외 딜을 직접 찾아오는 조직을 갖춘 상위 대형사입니다. 압박받는 쪽은 위탁매매 의존도가 높고 자본이 얇아 장기 고위험 자산에 붙지 못하는 중소형사죠. 자본이 얇으면 한 건에 실을 수 있는 금액이 작아 해외 대형 딜의 초대장 자체를 받지 못합니다. 다만 이 길에는 청구서도 함께 붙습니다. 손익계산서가 시장가격에 직접 연동되면서 분기 실적의 진폭이 커지고, 자산가치 평가와 위험한도 관리 역량이 곧 회사의 실력으로 계산되기 시작합니다.
비상장 자산은 시장이 값을 매겨 주지 않으니 회사가 스스로 평가 모형을 굴려야 하고, 그 모형이 얼마나 보수적인지가 회사의 신뢰도로 이어집니다. 이익의 진폭이 커지면 성과급과 배당 계획까지 함께 흔들리기 때문에, 회사는 좋은 분기에 벌어들인 몫을 어떻게 나눌지도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즉 증권업의 경쟁 질문이 누가 더 많은 고객을 모으느냐에서 누가 더 오래 위험을 들고 버티느냐로 옮겨 간 것입니다.
■ 취업 TIP | 순이익 1조를 본업 실력으로 읽으면 면접에서 걸립니다
이 구조를 취업 쪽으로 옮기면 이 뉴스는 숫자를 읽는 눈을 시험하는 문제가 됩니다. 취준생이 가장 많이 밟는 지뢰는 1조9052억원을 회사의 본업 경쟁력으로 통째로 읽는 것인데요. 실무 면접에서 그 숫자를 그대로 인용하면 그 이익이 어느 계정에서 나왔느냐는 되물음이 곧바로 따라옵니다. 정확한 답은 평가이익 1조6242억원과 그것을 걷어낸 세전이익 9044억원을 갈라 말하는 것입니다. 앞의 것은 보유 주식 값이 오르며 장부에 잡힌 이익이고, 뒤의 것이 위탁매매와 기업금융과 자산관리가 굴러서 만든 몫이죠. 이 구분을 말할 수 있으면 그 자체로 재무제표를 열어 본 지원자가 됩니다.
확인 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서 분기보고서를 열고 영업부문별 정보 항목을 보면 위탁매매, 기업금융, 운용, 자산관리가 각각 얼마를 벌었는지 표로 나옵니다. 같은 자료에서 금융상품 평가손익 계정을 찾아 실현이익과 평가이익이 어떻게 갈리는지 눈으로 확인해 두면 됩니다. 회사 홈페이지 투자정보 게시판의 실적발표 자료와 컨퍼런스콜 자료도 공개돼 있으니 두 분기치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세요. 처음 열면 표가 빽빽해 보이지만 부문 이름과 이익 숫자만 따라가면 30분이면 지도가 그려집니다. 재무제표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손익계산서 한 장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여기까지 하면 자소서 문장이 달라집니다. 나쁜 예는 이렇습니다. "업계 최초로 두 분기 연속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한 회사의 성장성에 매력을 느껴 지원했습니다." 좋은 예는 이렇게 바뀝니다. "2분기 순이익 1조9052억원 가운데 1조6242억원이 지분 평가이익이었지만, 이를 걷어낸 세전이익 9044억원도 함께 늘었다는 점에서 본업의 힘을 확인하고 지원했습니다." 같은 뉴스를 읽고도 뒤의 문장을 쓰는 사람이 서류에서 살아남습니다. 실적 기사에 붙은 큰 숫자를 그대로 옮겨 적는 지원자는 해마다 수백 명이지만, 그 숫자를 쪼개서 오는 지원자는 손에 꼽힙니다. 면접에서는 이런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이번 실적을 어떻게 보았느냐는 질문에 두 숫자를 갈라 답하면, 그럼 평가이익이 반대로 움직이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이 곧바로 따라옵니다. 여기에는 "평가손실이 잡히면 분기 순이익은 크게 눌리지만, 수수료와 이자처럼 매달 들어오는 수익 항목이 완충 역할을 합니다"라고 답하면 됩니다. 본업 이익이 왜 좋아졌느냐는 질문에는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와 신용공여가 함께 늘었고 기업금융과 운용 부문이 같이 돌았습니다"라고 항목을 갈라 답하면 되고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해 두면 좋습니다. 컨퍼런스콜에서 회사가 어떤 질문을 받았는지 목록으로 적어 두는 것인데요. 애널리스트가 던진 질문은 시장이 이 회사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지점이라 면접관의 관심사와 겹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면접 대비로는 최근 두 분기의 부문별 이익 비중을 한 줄씩 외워 두고, 평가이익이 반대로 움직일 때 회사가 어느 계정에서 완충 장치를 갖는지 한 문장으로 답할 수 있게 준비해 두세요. 여기에 회사가 최근 3년간 발표한 해외 투자 사례를 한 건만 더 찾아 정리해 두면 답변의 두께가 달라집니다. 오늘 저녁에 분기보고서 한 건만 열어 봐도 내일의 답변이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