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Insight] 8월 3주차 금융 뉴스클리핑 20선 및 상위 1% 해석 (팟캐스트 포함)
1. [증권] 미래에셋증권, 2분기 순익 1조9052억…증권업계 첫 2분기 연속 '1조 클럽' (출처: NSP통신)
요약·분석
미래에셋증권이 2분기 연결 당기순이익 1조9052억원을 냈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9.4% 뛴 숫자이고, 국내 증권사가 두 개 분기 연속으로 분기 순익 1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증권사 한 곳의 분기 이익이 5대 시중은행 개별 순익을 모두 웃돌았다는 점이죠. 은행 한 곳이 전국에 지점을 깔고 수천만 명의 계좌를 굴려 만들어 내는 이익을, 지점 수가 훨씬 적은 증권사가 한 분기 만에 앞질렀다는 이야기입니다. 숫자의 출처를 뜯어보면 성격이 분명해집니다. 세전이익 2조5287억원 가운데 스페이스X 평가이익이 1조6242억원으로 64%를 차지했거든요.
평가이익은 보유 지분을 실제로 팔아 챙긴 돈이 아니라 장부에 적힌 가치가 오른 만큼을 이익으로 인식한 것을 말합니다. 집값이 올라도 통장 잔고는 그대로지만 재산 목록의 숫자는 커지는 것과 비슷한데요, 회계에서는 그 증가분을 해당 기간의 이익으로 적어 넣습니다. 6월 말 스페이스X 종가 170.86달러가 그 기준이 됐습니다. 비상장 회사인데도 값이 매겨지는 이유는 임직원이 들고 있던 주식을 정리하는 장외 거래가 주기적으로 열려 참고할 가격이 남기 때문입니다. 비상장 우주기업 지분을 일찍 담아 둔 대가를 이번 분기 장부로 한꺼번에 받아낸 셈이죠. 브로커리지, 즉 주식 위탁매매를 중개하고 받는 수수료와 이자수익으로 벌어 온 전통 증권사 손익계산서에 벤처투자 성격의 항목이 가장 큰 비중으로 올라앉은 것입니다.
2021년 무렵 개인 투자 열풍으로 거래대금이 불어나며 국내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수수료만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던 국면과 견주면 이익을 만든 재료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때는 시장에 사람이 몰리면 이익이 따라 늘었지만, 이번에는 시장에 사람이 얼마나 몰렸는지와 상관없이 숫자가 만들어졌습니다. 증권사 이익이 은행을 넘어섰다는 말은 겉으로는 순위 이야기지만 속을 보면 돈 버는 방식이 갈라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은행 이익은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에서 매달 비슷한 속도로 쌓이는 반면, 이번 증권사 이익은 몇 해 전 내린 투자 결정 한 건이 특정 시점에 한꺼번에 터진 형태거든요.
은행이 매달 월급을 받는 사람이라면 이번 증권사는 오래 묻어 둔 자산을 다시 평가받은 사람에 가깝습니다. 월급은 다음 달에도 같은 날 들어오지만 재평가는 언제 또 있을지 아무도 약속해 주지 않죠. 369.4%라는 증가율이 눈길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영업이 네 배 좋아졌다는 뜻이 아니라, 지난해에는 없던 항목이 올해 장부에 크게 얹혔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즉 이번 성적표는 영업이 잘 돌아갔다는 증명이자 특정 자산 한 건에 실적이 크게 기댔다는 고백이기도 합니다. 다만 장부에 실린 이익이 곧 통장에 들어온 현금은 아닙니다. 세금과 배당은 현금으로 나가는데 이익의 상당 부분이 장부 위에만 있다면 회사가 관리해야 할 항목이 하나 더 늘어납니다.
이 지분을 언제 현금으로 바꿀 수 있을지도 회사가 혼자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상장이 이뤄지거나 큰 규모의 구주 거래가 열려야 비로소 장부의 숫자가 현금으로 바뀝니다. 지분 가치가 흔들리면 같은 계정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이기도 하죠. 이 구조가 다음 분기에 어떤 얼굴을 보여줄지가 진짜 질문입니다.
인사이트 | 은행 이익을 넘어선 증권사, 판이 어떻게 바뀌었나
이번 실적은 한 회사의 운이 아니라 증권업 수익 모델이 옮겨 간 자리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과거 증권사 이익은 거래대금에 연동되는 위탁매매 수수료가 뼈대였고, 자기자본은 그저 영업을 받쳐 주는 담보였습니다. 지금은 자기자본 자체가 이익을 만드는 원천으로 바뀌었죠.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로 자본 규모에 따라 발행어음과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열리면서, 자본이 큰 곳일수록 비상장 지분, 해외 인프라, 사모 딜에 돈을 넣고 그 가치 상승분을 이익으로 회수하는 경로를 갖게 됐습니다. 2017년 무렵 이 제도가 자리를 잡고 한국투자증권이 첫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서 증권사끼리 자기자본을 불리는 경쟁이 본격화했는데요, 그때 벌어진 자본 격차가 몇 해를 돌아 지금의 이익 격차로 돌아온 셈입니다.
스페이스X 평가이익 1조6242억원은 그 경로가 극단적으로 작동한 사례고요. 핵심 성공 요인이 지점망과 계좌 수에서 딜 소싱 능력, 비상장 자산 평가 역량, 자본 배분 판단으로 옮겨 갔다는 뜻입니다. 예전에는 고객을 얼마나 많이 데려오느냐가 실력이었다면, 지금은 회사 돈을 어디에 태울지 고르는 눈이 실력입니다. 유리해진 쪽은 자기자본 상위권 대형사와 해외 네트워크를 미리 깔아 둔 곳입니다. 뉴욕과 홍콩, 런던에 사람을 앉혀 둔 회사만이 비상장 성장 기업의 지분이 오갈 때 그 자리에 낄 수 있으니까요. 지분을 살 기회는 공고문으로 오지 않고 아는 사람을 통해 오기 때문입니다.
압박받는 쪽은 리테일 수수료에 매달린 중소형사와, 이자마진 규제로 이익 성장에 천장이 걸린 은행지주입니다. 은행은 대출 자산을 키우려 해도 총량 관리와 건전성 규제가 앞을 막고 있어 이익을 늘릴 폭이 좁습니다. 중소형사라고 길이 아주 막힌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남의 돈을 모아 굴리는 운용 쪽으로 방향을 틀거나, 특정 산업의 딜만 파고드는 식으로 싸움터를 좁혀야 살아남습니다. 이익 변동성이 커진다는 청구서도 함께 옵니다. 평가이익은 시세가 밀리면 그대로 평가손실이 되므로, 분기 실적의 진폭 관리와 자본비율 방어가 새로운 경영 과제로 올라섭니다. 자기자본이 줄면 발행어음 한도와 신용공여 여력까지 함께 줄어드니, 평가 손익이 다음 분기 영업의 크기까지 정하는 구조인 셈이죠.
그래서 대형사일수록 자산을 여러 건으로 나누고 회수 시점을 분산해 두려 합니다. 파급은 조직 안쪽으로도 번집니다. 비상장 자산을 공정가치로 매기는 일은 회계, 리스크관리, 준법감시가 함께 붙어야 하는 작업이라 관련 인력 수요가 늘어납니다. 평가 근거를 만드는 사람과 그 근거를 검증하는 사람이 같은 회사 안에 나란히 필요해졌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투자자에게 이익의 성격을 설명하는 기업설명 조직의 일도 무거워집니다. 은행지주 역시 이자마진만으로 순위를 지키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비은행 계열 확보에 더 힘을 싣게 되고요. 보험사나 증권사 매물이 나올 때마다 지주들이 줄을 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인재 시장에도 신호가 갑니다. 대체투자 심사와 공정가치 평가를 다뤄 본 사람의 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즉 자본을 어디에 태우느냐가 회사의 등급을 가르는 시대가 됐다는 의미입니다. 금융당국에게도 증권사 자기자본투자 확대는 건전성 감독의 새 전선이 됩니다.
취업 TIP | 증권사는 주식 거래로 번다는 생각부터 고쳐야 합니다
이 뉴스는 취준생이 증권사를 이해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 놓습니다. 여전히 많은 지원자가 증권사를 주식 거래를 중개해 수수료를 받는 회사로만 알고 면접장에 들어가는데요, 그렇게 답하면 이번 분기 이익의 64%를 설명하지 못하게 됩니다. 증권사 손익은 크게 다섯 갈래로 나뉩니다. 위탁매매 수수료, 자산관리 수수료, 기업금융 인수와 자문 수수료, 자기자본투자와 트레이딩 손익, 그리고 이자손익입니다. 미래에셋의 이번 성적표는 네 번째 갈래가 만든 결과고, 스페이스X 지분은 해외 대체투자 조직이 수년 전에 심어 둔 씨앗이죠. 면접에서 이 다섯 갈래를 구분해 말하고 지원 직무가 어느 갈래에 속하는지 짚을 수 있으면 이해도가 곧바로 드러납니다.
자기소개서 문장으로 비교해 보면 차이가 선명합니다. 나쁜 예는 "주식 시장에 관심이 많아 증권사에 지원했습니다"라는 문장입니다. 지원자 수만큼 존재하는 문장이라 읽는 사람에게 아무 정보도 주지 못합니다. 좋은 예는 "위탁매매 수수료가 줄어드는 국면에서도 자기자본투자와 기업금융이 이익을 만드는 구조에 참여하고 싶습니다"라는 문장입니다. 회사의 손익을 읽었다는 증거가 문장 안에 들어 있죠. 준비는 세 가지로 좁힐 수 있습니다. 첫째,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미래에셋증권 사업보고서를 열어 부문별 영업수익 표를 3개 연도치 옮겨 적고 비중 변화를 직접 계산해 보세요.
표를 옮겨 적는 동안 어느 갈래가 커지고 어느 갈래가 줄었는지 손에 남습니다. 둘째, 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서 자기매매와 지분법 항목이 어떤 자산에서 나오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셋째, 자기소개서 지원동기에서 주식이 좋아서라는 문장을 지우고 어느 수익 갈래가 커지고 있어 그 조직에 가고 싶다는 문장으로 바꿔 쓰는 것이죠. 면접 질문도 미리 그려 둘 만합니다. 이번 분기 이익에서 반복될 부분과 한 번뿐인 부분을 나눠 설명해 보라는 질문이 대표적인데요, 이때 평가이익과 실현이익의 차이, 회수 시점이 회사의 통제 밖에 있다는 점을 짚으면 답이 단단해집니다. 답변은 이렇게 시작하면 됩니다.
"이번 세전이익 2조5287억원 중 1조6242억원이 평가이익이었고, 이 항목은 다음 분기에 방향이 뒤집힐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 나머지 갈래의 이익이 얼마나 꾸준했는지를 붙이면 논리가 완성됩니다. 증권사가 은행보다 많이 벌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도 나올 수 있습니다. 이때는 두 업권의 이익이 쌓이는 속도와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먼저 말하고, 그래서 순위보다 이익의 성격을 봐야 한다고 이어 가면 됩니다. 지원 직무를 리서치나 심사 쪽으로 잡았다면 비상장 기업 한 곳을 골라 매출 구조와 경쟁사를 정리한 한 장짜리 메모를 만들어 두는 것도 좋은 밑천이 됩니다.
그 메모가 면접 답변의 뼈대가 되고,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이 곧 관심의 증거가 됩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붙이면 좋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서 경쟁사 한 곳의 같은 표를 나란히 뽑아 두는 일입니다. 두 회사의 갈래별 비중을 비교해 보면 왜 이 회사에 지원했는지가 저절로 설명되거든요. 자료를 찾는 데 반나절, 표로 옮기는 데 한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표 두 장이면 지원동기와 회사 이해도가 한 번에 해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