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Insight] 8월 5주차 금융 뉴스클리핑 20선 및 상위 1% 해석 (팟캐스트 포함)
1. [카드/결제] 애플페이 필리핀 진출…한국은 3년째 제휴 카드사 현대카드 단독 (출처: 전자신문)
요약·분석
애플페이가 8월 필리핀 시장에 들어가면서 차이나뱅크, 고타임뱅크, 메트로뱅크, 유니온뱅크 등 4개 금융사와 한꺼번에 손을 잡았습니다. 같은 서비스가 한국에서는 2023년 출시 이후 3년 넘게 현대카드 한 곳에만 붙어 있죠. 애플페이는 실물 카드번호 대신 임시 번호를 만들어 주고받는 토큰화 방식과 NFC를 씁니다. NFC는 근거리무선통신, 그러니까 단말기에 기기를 갖다 대면 결제가 되는 통신 규격인데요. 토큰화는 가맹점 단말기에 진짜 카드번호를 남기지 않는 장치라, 2013년과 2014년 무렵 미국 대형 유통업체에서 카드 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던 시기에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방식의 장점보다 국내 가맹점의 NFC 단말기 보급이 얇았던 점이 1차 장벽으로 먼저 작용했습니다. 2015년 삼성페이가 마그네틱 전송 방식으로 기존 카드 단말기를 그대로 쓰면서 오프라인 결제를 넓게 덮어 놓은 탓에, 가맹점 입장에서는 새 단말기를 들일 이유가 마땅치 않았던 겁니다. 여기에 애플이 카드사에 요구하는 결제 건당 수수료가 겹칩니다. 현대카드에 적용되는 요율은 0.15%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가맹점 수수료가 적격비용 재산정으로 계속 눌려 온 카드사에는 얇아진 마진을 다시 나누는 부담입니다. 소수점 아래 숫자라 작아 보이지만 연간 결제액이 100조원인 회사라면 1500억원에 해당하는 계산이니, 결제 부문 손익에서는 결코 가벼운 항목이 아니죠.
무료로 제공되던 삼성페이 결제망마저 유료화 논의가 붙으면서 카드사는 두 개의 통행료를 동시에 마주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결제 한 건이 지나갈 때마다 앞뒤로 요금소가 하나씩 서 있는 그림이죠. 통행료를 내는 쪽은 카드사인데 그 값을 정하는 쪽은 카드사가 아니라는 점이 이 구조의 핵심입니다. 그 사이 현대카드는 아이폰 사용자를 자사 회원으로 끌어오는 3년을 독점으로 보냈고, 후발 카드사는 회원 이탈을 막을 명분과 비용 사이에서 저울질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카드 시장이 아직 얇아 은행들이 애플페이를 새 고객 통로로 반겼습니다. 인구가 1억명을 넘고 스마트폰은 빠르게 퍼졌는데 신용카드를 손에 쥔 사람의 비율은 낮은 편이라, 은행 입장에서는 결제 수단 하나가 곧 신규 고객 명단이 되는 시장이거든요.
아직 아무도 깃발을 꽂지 않은 땅에서는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법이죠. 2014년 애플페이가 미국에서 처음 나올 때 주요 은행과 카드사가 한꺼번에 이름을 올렸던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시장이 열려 있을 때는 통행료를 내고서라도 문을 여는 편이 이익이니까요. 반면 한국은 카드 한 장에 붙는 혜택 경쟁이 이미 극에 달해 있어 새 결제 수단이 얹어 주는 신규 고객이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적격비용 재산정 때마다 가맹점 수수료율이 깎여 온 터라, 결제 부문에서 남는 이익이 얇아진 상태에서 새 비용을 얹는 결정은 이사회 문턱을 넘기 어렵습니다. 회원 한 명을 새로 데려와 얻는 이익보다 기존 회원 전체의 결제액에 붙는 통행료가 더 크다면, 계산기는 도입하지 말라는 답을 내놓거든요.
필리핀에서는 4개사가 같은 날 출발했는데 한국은 왜 한 곳에 멈춰 있을까요. 이 차이는 결제 시장의 힘이 어디로 옮겨 갔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인사이트 | 수수료 0.15%가 만든 3년, 후발 카드사는 왜 못 들어갈까
결제 밸류체인에서 카드사의 자리가 어디인지 다시 보게 만드는 사건입니다. 원래 카드사는 발급, 매입, 정산을 모두 쥔 주인이었습니다. 발급은 회원에게 카드를 내주고 한도를 관리하는 일이고, 매입은 가맹점을 모아 단말기를 붙이고 대금을 치러 주는 일이며, 정산은 그 사이에서 돈을 맞추는 일이죠. 세 자리를 다 쥐고 있으면 회원도 내 고객이고 가맹점도 내 고객이라 협상 테이블에서 밀릴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간편결제가 얹히면서 고객 접점은 플랫폼이 가져가고 카드사는 뒤에서 자금을 대는 역할로 밀렸습니다. 애플페이는 지갑을 대체하지 않고 지갑 위에 층을 하나 더 올린 뒤 통행료를 받는 구조입니다.
고속도로를 새로 깔지 않고 이미 깔린 도로 위에 요금소만 세운 것과 비슷하죠. 필리핀처럼 카드 침투율이 낮고 NFC가 기본으로 깔린 시장에서는 은행 네 곳이 동시에 들어가도 각자 얻는 신규 고객이 커서 통행료를 낼 이유가 분명합니다. 반대로 한국은 삼성페이가 마그네틱 전송 방식으로 이미 오프라인을 덮어 놓아 애플페이가 새로 열어 주는 결제 접점이 크지 않았습니다. 즉 같은 가격표라도 시장마다 값어치가 달랐다는 의미입니다. 가격은 애플이 정하지만 그 가격이 비싼지 싼지는 각 나라의 결제 지형이 정한다는 뜻이기도 하죠. 이 구도에서 이득을 본 쪽은 프리미엄 회원을 3년간 독점으로 모은 현대카드, 요율을 지켜 낸 애플, 단말기 교체 수요를 얻은 결제 인프라 사업자입니다.
압박받는 쪽은 후발 카드사죠. 들어가면 얇아진 마진을 또 나눠야 하고 버티면 아이폰 사용자의 주카드 자리를 내주게 됩니다. 특히 사회 초년생과 대학생처럼 앞으로 20년을 함께 갈 고객층에서 아이폰 비중이 높다는 점이 후발사를 더 불편하게 만듭니다. 지금의 결제액이 아니라 미래의 주거래 관계가 걸려 있으니까요. 더 큰 문제는 통행료가 한 곳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삼성페이 유료화까지 현실이 되면 결제 부문 마진은 규제와 플랫폼 양쪽에서 눌리고, 카드사는 남은 이익을 카드론 같은 금융 부문에서 찾게 됩니다. 결제 회사의 이익이 대출에서 나오는 구조가 굳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출로 무게가 옮겨 가는 순간 감독 당국의 시선도 함께 따라붙습니다. 연체율과 충당금이 회사의 성적표가 되면 결제 회사라는 이름은 간판으로만 남게 되죠. 결국 이 사건의 교훈은 통행료의 가격이 아니라 협상력의 위치에 있습니다. 카드사가 고객과 만나는 접점을 스스로 만들지 못하면 요율 협상은 늘 뒤늦게 시작됩니다. 국내 카드사들이 2022년 말 오픈페이를 열어 서로의 앱에서 다른 회사 카드를 쓸 수 있게 하고도 힘을 붙이지 못한 이유 역시 같은 자리에 있죠. 참여사가 갈리고 등록 절차가 번거로워 사용자의 손이 옮겨 오지 않았고, 손이 오지 않으니 협상 카드도 되지 못했습니다.
접점을 잃은 뒤에 만드는 연합은 늘 한 박자 늦고, 그 늦음의 값은 요율로 돌아옵니다. 손님이 이미 다른 문으로 드나들기 시작한 뒤에 우리 문도 열려 있다고 알리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지금 카드사들이 자사 앱에 결제 말고도 예약과 조회, 자산 관리 기능을 붙이려 애쓰는 것입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열리는 앱이 되어야 다음 협상에서 낼 카드가 생기니까요.
취업 TIP | 같은 애플페이 뉴스를 현대카드와 신한카드에 다르게 써야 합니다
이 뉴스는 카드사 지원자에게 회사별로 다른 문장을 만들어 주는 재료입니다. 같은 사건인데 현대카드에 쓰는 각도와 후발사에 쓰는 각도가 완전히 다르거든요. 현대카드 지원자라면 3년 독점이 남긴 자산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아이폰 사용자층이라는 특정 고객군의 결제 데이터가 쌓였고, 그것이 PLCC 제휴 협상력과 데이터 사업의 근거가 됩니다. PLCC는 특정 기업과 손잡고 만드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뜻하는데요. 지원 직무가 제휴기획이라면 독점이 끝난 뒤에도 남는 것은 데이터와 브랜드라는 문장으로 이어야 합니다. 신한, KB국민, 삼성, 롯데 같은 후발사 지원자라면 방어의 언어로 써야 하죠.
자사 앱 결제와 오픈페이, 터치결제 같은 대안 접점을 어떻게 키울지, 애플페이 도입 여부를 비용과 이탈률의 비교로 어떻게 판단할지가 답이 됩니다. 문장으로 옮기면 차이가 뚜렷합니다. 나쁜 예는 이렇습니다. "애플페이 같은 새로운 결제 트렌드에 관심이 많아 지원했습니다." 좋은 예는 이렇습니다. "아이폰 사용자의 주카드 자리를 3년간 내준 상태에서 자사 앱 결제 전환율을 끌어올리는 일이 후발사의 첫 과제라고 봅니다." 앞 문장은 누구나 쓸 수 있고 뒤 문장은 회사 이름을 지우면 말이 안 됩니다. 자기소개서를 다 쓴 뒤 회사 이름만 바꿔 읽어 보는 습관을 들이면, 그 문장이 진짜 그 회사를 향한 것인지 금방 드러납니다.
준비는 세 가지로 좁힙니다. 첫째, 지원사 IR 자료에서 결제 부문과 금융 부문의 수익 비중, 회원 수, 취급액 추이를 숫자로 뽑아 두세요. 두 회사의 표를 나란히 놓으면 어느 쪽이 결제로 벌고 어느 쪽이 대출로 버는지가 한눈에 갈립니다. 둘째, 카드 앱 세 개를 직접 설치해 결제 수단 등록부터 오프라인 결제까지 걸리는 단계를 세어 비교표를 만들어 두세요. 몇 번을 눌러야 결제가 끝나는지가 곧 접점의 두께이고, 이 표 한 장이 면접에서 써 봤다는 말의 증거가 됩니다. 셋째, 우리 회사가 애플페이를 도입해야 하느냐는 면접 질문에 회사별로 다른 결론을 낼 수 있게 60초 답변을 두 벌 준비해 두세요.
실제 문답으로 그려 보면 이렇습니다. 도입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고객 편의를 위해 도입해야 합니다"로 답하면 절반만 쓴 셈이고, "회원 1인당 연간 결제액에 요율을 곱한 비용과 이탈로 잃는 이익을 나란히 놓고 판단하겠습니다"라고 답하면 계산의 틀을 가진 사람으로 보입니다. 숫자를 다 외울 필요는 없고 비교의 틀만 갖추면 됩니다. 틀이 있으면 처음 보는 숫자가 나와도 어느 칸에 넣을지 알게 됩니다. 면접관이 보고 싶은 것은 정답이 아니라 어떤 항목을 저울에 올렸느냐니까요. 직무별로 착지점도 달라야 합니다. 제휴기획이면 어떤 업종과 손잡아 결제 빈도를 올릴지, 결제사업기획이면 자사 앱의 등록 단계를 몇 개까지 줄일지, 데이터 직무면 아이폰 사용자군의 소비 패턴을 어떤 변수로 나눌지가 답의 마지막 문장이 됩니다.
이 세 가지는 하루 이틀이면 끝나는 작업이라 지원 직전에도 만들 수 있습니다. 지원사 뉴스룸에서 최근 1년 제휴 보도자료 다섯 건을 모아 어떤 업종과 손을 잡았는지 정리해 두면 제휴기획, 마케팅, 데이터 어느 직무에 넣어도 쓰이는 재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