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Insight] 9월 1주차 금융 뉴스클리핑 20선 및 상위 1% 해석 (팟캐스트 포함)
1. [증권/토큰증권] 금융위, 토큰증권(STO) 3단계 로드맵 '토큰증권 정책방향' 발표 (출처: EBN)
요약·분석
금융위원회가 9월 4일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 3차 회의를 열고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내놓았습니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 그러니까 여러 참여자가 똑같은 장부를 나눠 들고 서로 대조하는 기록 방식 위에 증권의 권리를 얹어 발행하는 구조인데요. 장부 한 권을 한곳의 금고에 넣어 두던 방식에서 사본을 여러 곳이 나눠 들고 서로 맞춰 보는 방식으로 옮겨 간다고 생각하시면 그림이 잡힙니다. 국내에서는 부동산이나 미술품을 잘게 쪼개 파는 조각투자가 규제 샌드박스라는 임시 허가 틀 안에서 굴러왔습니다. 조각투자라는 말이 낯설다면 도심의 건물 한 채를 수천 명이 나눠 갖고 임대료를 배분받는 그림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소액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지만, 그 지분이 법적으로 어떤 권리인지 애매하면 사고가 났을 때 보호받기 어렵죠. 규제 샌드박스는 기존 법령의 적용을 한시적으로 면제해 주고 정해진 기간 동안 사업을 시험해 보게 하는 제도인데, 기한이 끝나면 다시 논의해야 하니 사업자로서는 늘 임시 무대 위에 서 있는 셈이었습니다. 2022년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 증권으로 판단받은 일을 기점으로 조각투자를 증권 규제 안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이 이어져 왔는데, 그 무대를 이제 상설로 바꾸겠다는 것이 이번 발표의 뼈대입니다. 2027년 2월 개정 전자증권법 시행이 그 시점이고요.
금융위는 발행과 유통 인프라를 3단계로 나눠 세우기로 했고, 첫 단추는 위험을 감당할 힘이 큰 기관투자자 대상 상품과 비상장주식에서 끼웁니다. 이후 조각투자 같은 비정형 자산을 넘어 주식, 채권, 펀드 등 정형증권까지 순차로 넓히는 그림입니다. 정형증권은 이미 표준이 잡혀 있는 주식과 채권, 펀드를 말하고, 비정형 자산은 부동산 수익권이나 미술품 지분처럼 상품마다 권리 구조가 제각각인 것들을 가리킵니다. 3단계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실제로는 열어 주는 자산의 종류와 들어올 수 있는 참가자의 범위를 차례로 넓히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순서를 이렇게 잡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새 장부 방식이 기존 예탁결제 체계와 부딪히지 않고 굴러가는지 먼저 확인해야 하고, 사고가 터져도 파장이 작은 구역부터 열어야 하기 때문이죠. 증권사로서는 계좌관리기관 역할을 어디까지 가져갈지, 전산 투자비를 언제 집행할지가 곧바로 숙제로 떨어집니다. 2027년 2월이라는 날짜가 박힌 순간부터 준비 기간은 1년 반뿐인데요. 증권사 원장 시스템을 손보는 작업이 보통 몇 년 단위로 잡힌다는 점을 떠올리면 넉넉한 시간은 아닙니다. 협의체에는 증권사와 예탁결제원, 조각투자 사업자가 함께 앉아 있는데 서로 원하는 그림이 다릅니다. 증권사는 계좌관리기관 자격을 넓게 가져가려 하고, 예탁결제원은 전체를 대조하는 기능을 지키려 하며, 조각투자 사업자는 인가 요건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기를 바라죠.
그래서 발행 인프라를 누가 운영하고 유통 플랫폼 인가 문턱을 어디에 둘지가 남은 쟁점입니다. 기관부터 여는 만큼 개인이 만질 상품은 뒤로 밀립니다. 당장 앱에서 토큰증권을 사고파는 그림을 기대하셨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죠. 새 판이 깔린다는 소식은 반갑지만, 그 판에서 실제로 수수료가 쌓이는 자리가 어디인지는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인사이트 | STO는 새 시장인가, 증권사 후선업무의 재편인가
겉으로는 새 상품이 하나 늘어나는 이야기로 보이지만, 뜯어보면 증권 밸류체인의 뒷단이 다시 그려지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증권의 권리 관계는 한국예탁결제원이라는 한 곳의 장부에 모여 있었고, 증권사는 그 장부에 연결된 창구 역할을 했죠. 분산원장이 들어오면 발행인과 계좌관리기관이 각자 장부의 일부를 들게 되고, 누가 원본을 관리하느냐가 새 수익원이 됩니다. 즉 매매 수수료를 두고 벌이던 경쟁이 기록과 보관이라는 후선 인프라 경쟁으로 한 칸 옮겨간다는 의미입니다. 후선이라는 말은 뒤에 있다는 뜻이라 덜 중요해 보이지만, 금융에서 뒷단은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잘 바뀌지 않는 영역입니다.
매매 수수료는 경쟁사가 하루아침에 낮출 수 있어도, 기록과 보관을 맡기는 관계는 옮기는 데 비용이 크게 들거든요. 계좌관리기관이라는 말도 풀어 두겠습니다. 투자자 계좌를 열어 주고 누가 무엇을 얼마나 들고 있는지 기록해 두는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은 증권사가 그 역할을 하고 예탁결제원이 전체를 대조하는 구조인데, 토큰증권에서는 발행인도 요건을 갖추면 직접 계좌관리기관이 될 수 있습니다. 2019년 전자증권제도가 시행되며 실물 증권을 세고 옮기던 업무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전산 관리 업무가 들어섰던 장면과 결이 비슷하죠. 그때도 종이가 없어졌다는 것보다 누가 기록을 쥐느냐가 더 큰 변화였습니다.
이 구도에서 유리한 쪽은 전산 투자와 수탁 업무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사, 그리고 표준 인프라를 쥔 예탁결제원입니다. 수탁은 자산을 대신 보관하고 권리 관계를 관리해 주는 업무인데, 보수가 맡은 자산 규모에 붙기 때문에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오래 가는 사업이고요. 반대로 조각투자 플랫폼으로 출발한 곳들은 제도권 인가 요건과 전산 요건을 새로 맞춰야 해서 비용 부담이 커집니다. 자기자본 요건에 전산 설비, 내부통제 인력까지 갖추라는 요구는 수십 명 규모로 굴러가던 회사에 만만치 않은 벽입니다. 그래서 선택지가 둘로 좁혀집니다. 인가를 직접 받아 플랫폼으로 남거나, 대형 증권사에 상품을 공급하는 자리로 물러나는 길이죠.
어느 쪽이든 협상력은 인가와 인프라를 쥔 쪽으로 기웁니다. 기관투자자와 비상장주식부터 연다는 대목도 그냥 나온 순서가 아닙니다. 비상장주식은 이미 장외 플랫폼에서 거래가 이뤄져 수요는 확인됐지만, 주주명부가 회사마다 제각각이고 양도 제한이 걸린 주식도 섞여 있어 권리 관계가 지저분한 영역입니다. 여기서 장부의 신뢰도를 증명하면 정형증권으로 넘어갈 명분이 생기죠. 규제 설계도 같은 방향으로 맞물립니다. 유통 플랫폼을 새로 인가받게 하면 투자자 보호는 올라가지만 진입 비용도 함께 올라가서, 결국 자본과 전산 인력을 갖춘 곳으로 시장이 모입니다. 토큰이라는 기술 이름과 달리 판을 가르는 힘은 기술이 아니라 인가와 자본이라는 뜻입니다.
2차 파급은 신탁과 자산운용 쪽에서 나옵니다. 실물을 신탁에 넣고 수익증권을 쪼개는 구조가 표준이 되면 신탁 보수와 기초자산 평가 업무 수요가 함께 늘어납니다. 장부를 나눠 든다는 말이 곧 일을 나눠 든다는 말이기 때문이죠. 원장을 쥔 쪽이 다음 판의 규칙도 쓰게 됩니다. 그리고 그 규칙은 대개 먼저 자리를 잡은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쓰이죠.
취업 TIP | STO가 증권사 조직도의 어디에 붙는지부터 잡아야 합니다
이 소식이 취업에서 갖는 의미는 새 부서가 하나 생긴다는 게 아니라 기존 부서마다 일감이 조금씩 붙는다는 데 있습니다. 지도를 그려 보면 네 지점입니다. 첫째 발행 쪽은 기업금융과 구조화금융 담당이 맡습니다. 어떤 자산을 신탁에 넣어 어떤 권리로 쪼갤지 설계하는 일이라 부동산금융과 인수심사 경험이 그대로 붙죠. 둘째 유통 쪽은 디지털사업부와 홀세일이 나눠 가집니다. 기관 대상 상품이 먼저 열리니 초기에는 법인영업 라인이 앞서 움직입니다. 셋째 계좌관리와 권리 기록은 오퍼레이션, 신탁, 수탁 부서의 일입니다. 눈에 덜 띄지만 사람이 실제로 늘어나는 곳이 여기예요.
넷째 시스템은 IT기획과 디지털 개발이고, 여기에 준법감시의 상품 심사가 겹칩니다. 여기서 헷갈리지 말아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토큰증권을 다루는 팀에 개발자만 뽑는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실제 공고를 보면 상품기획과 신탁 실무, 계약 검토 인력이 함께 붙어 있거든요. 새 기술을 얹는 일보다 권리 관계를 정리하고 규정을 맞추는 일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어느 지점을 고를지 막막하다면 기준을 하나만 두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내가 만들어 본 결과물이 문서였는지, 숫자였는지, 코드였는지를 떠올리는 것이죠. 규정과 계약서를 읽어 정리해 본 경험이 많으면 발행과 신탁 쪽이 맞고, 데이터를 다뤄 본 경험이 많으면 IT기획과 오퍼레이션 쪽이 맞습니다.
자소서에서는 이 중 한 지점을 골라 쓰는 편이 유리합니다. 문장으로 견줘 보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토큰증권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습니다"는 어느 회사에 넣어도 되는 문장이지만, "기관 대상 상품이 먼저 열리는 만큼 초기 수요를 끌어올 법인영업에서 출발해 신탁 구조를 아는 상품기획 담당으로 자리 잡고 싶습니다"라고 쓰면 지도를 그려 본 사람으로 읽힙니다. 면접에서도 같은 원리가 통합니다. 토큰증권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기술 설명만 늘어놓으면 검색으로 끝나는 답이 되지만, "권리를 기록하는 장부가 한 곳에서 여러 곳으로 나뉘는 변화이고, 그래서 계좌관리와 신탁 업무의 몫이 커진다고 봤습니다"라고 답하면 대화가 이어지죠.
준비는 세 가지로 좁힐 수 있습니다. 개정 전자증권법에서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조항을 읽고 용어를 정리할 것, 증권사 다섯 곳의 디지털자산 관련 채용공고 자격요건을 나란히 놓고 겹치는 단어를 뽑아낼 것, 조각투자 사업자 한 곳의 증권신고서에서 기초자산과 수익 배분 구조를 직접 도식으로 그려 볼 것. 도식은 화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산을 맡기는 곳, 신탁하는 곳, 수익증권을 쪼개 파는 곳, 사는 사람을 네모로 그리고 돈과 권리가 오가는 방향을 화살표로 이으면 충분합니다. 기관 대상 상품이 먼저 열린다는 점을 감안해 법인영업 인턴 공고의 요구 역량도 함께 확인해 두시면 좋고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붙이면 설득력이 올라갑니다. 증권사 사업보고서에서 신탁과 수탁 부문의 영업수익이 최근 몇 년간 어떻게 움직였는지 확인해 두는 것인데요. 후선 업무가 실제로 돈이 되는 자리인지 자기 눈으로 판단해 본 사람은 왜 그 팀을 골랐는지 근거를 대며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까지 하면 어느 팀에 왜 가고 싶은지 한 문단으로 쓸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