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Insight] 8월 4주차 에너지화학 뉴스클리핑 20선 및 상위 1% 해석 (팟캐스트 포함)
1. [석유화학] 공정위, '대산 1호' 롯데·HD현대 케미칼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출처: 이투데이) 요약·분석 공정거래위원회가 8월 20일 롯데케미칼과 롯데대산석유화학,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 네 곳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습니다. 구조를 뜯어보면 HD현대케미칼이 롯데대산석유화학을 흡수합병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통합법인의 지분을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각각 50%씩 나눠 갖는 방식인데요. 대신 5년간 가격 인상을 제한하는 시정조치가 함께 붙었습니다. 흡수합병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통째로 받아 안고 그 회사를 없애는 방식이라, 두 설비를 한 장부 위에 올려 두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조건부 승인이라는 말도 뜯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합 자체는 막지 않되 승인 이후의 행동에 조건을 걸어 두는 방식이거든요. 시장의 구조는 바꾸되 그 구조가 낳을 부작용은 미리 손발을 묶어 두겠다는 뜻입니다. 이 딜의 알맹이는 NCC입니다. NCC는 나프타분해설비의 약자로, 원유를 정제해 얻은 나프타를 800도가 넘는 열로 분해해 에틸렌과 프로필렌 같은 기초유분을 뽑아내는 석유화학의 심장 같은 설비죠. 기초유분은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고무의 출발 물질이라 여기서 원가가 정해지면 뒤따르는 제품군의 손익이 통째로 그 뒤를 따라갑니다. 국내 NCC는 중국이 자국 증설로 에틸렌 자급률을 끌어올리면서 수출 물량을 잃었고, 가스에서 원료를 뽑는 중동과 북미 설비에 원가로도 밀려 몇 해째 적자를 안고 돌아왔습니다. 원료가 다르면 출발선이 달라지거든요. 나프타는 원유 값을 따라 오르내리지만 에탄은 가스전에서 곧장 나와 값이 훨씬 눕혀져 있으니, 같은 에틸렌을 만들어도 원가표가 처음부터 벌어져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중국은 2010년대 후반부터 자국 연안에 대형 정유화학 복합단지를 잇달아 세우며 수입하던 물량을 스스로 만들기 시작했고, 그 결과 한국 화학사들이 오래 기대 온 최대 수출처가 경쟁자로 바뀌었습니다. 국내 크래커 상당수가 1990년대에 지어져 설비 나이가 서른 해에 가까워졌다는 점도 부담이었습니다. 오래된 설비는 같은 제품을 만들어도 연료를 더 쓰고 정비 기간도 길어지니, 값이 나쁜 국면에서는 손실이 두 겹으로 쌓입니다. 게다가 한 회사가 혼자 설비를 세우면 그 물량을 경쟁사가 그대로 가져가는 구조라 아무도 먼저 손을 들지 못하는 교착이 오래 이어졌습니다. 비슷한 장면은 2010년대 중반 일본에서도 있었는데요. 미쓰비시케미칼과 아사히카세이가 미즈시마 단지의 크래커를 한 기로 합쳐 돌리는 방식으로 과잉을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정부도 개별 기업이 알아서 줄이는 방식 대신 단지 단위로 묶어 세우는 길을 택했고, 대산이 그 첫 시험대가 됐습니다. 대산은 서산 앞바다를 낀 석유화학 단지로 정유공장과 화학공장이 배관으로 이어져 있어 원료가 배가 아니라 파이프를 타고 오가는 곳입니다. 이번 승인으로 대산 NCC를 한 몸처럼 굴릴 문이 열렸고, 여수를 비롯한 다른 단지에도 같은 공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정부가 함께 꺼낸 세제와 금융 지원도 이 결합을 전제로 설계돼 있어 뒤따르는 단지의 협상 속도까지 좌우하고요. 경쟁당국이 경쟁자 수를 줄이는 결합에 도장을 찍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장면입니다. 그렇다면 공정위는 무엇을 지키려고 5년이라는 시간표를 굳이 붙였을까요. 인사이트 | 경쟁을 줄여야 사는 산업, 공정위는 왜 문을 열어줬나 기업결합 심사는 원래 경쟁자가 줄어드는 것을 막으라고 만든 제도인데요. 값을 올리기 쉬워지는 구조를 미리 손보는 것이 이 제도의 본래 일입니다. 이번에는 경쟁당국이 경쟁자를 줄이는 쪽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만큼 대산 NCC가 서 있던 자리가 나빴다는 뜻이죠. 에틸렌 스프레드, 즉 에틸렌 판매가에서 원료인 나프타 값을 뺀 마진이 손익분기선 아래에 오래 머물면서 설비를 돌릴수록 손해가 쌓이는 국면이 이어졌습니다. 크래커는 고정비 덩치가 커서 스프레드가 일정 선 아래로 내려오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인데, 한번 불을 켜면 마음대로 끄기도 어려워 값이 나빠도 일단 돌리고 보는 관성이 손실을 더 키웠습니다. 공정위가 붙인 5년 가격 인상 제한은 통합의 이익을 국내 수요 기업에서 뽑아내지 말라는 안전장치입니다. 감산은 허용하되 그 청구서를 후방 산업에 넘기지는 말라는 의미죠.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원가로 받아 쓰는 곳은 포장재와 자동차 부품, 건자재를 만드는 회사들이라 값이 오르면 그 부담이 곧바로 이들 장부에 얹힙니다. 이 조건이 없었다면 이번 결합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됐을 겁니다. 국내에서 유분을 사다 쓰는 회사 입장에서는 문을 두드릴 공급자가 둘에서 하나로 줄어드는 일이니까요. 공정위는 값을 묶어 두는 조건을 걸고 산업 재편의 문을 열어 준 것이고, 뒤집어 보면 5년 안에 원가 구조를 다시 짜라는 숙제를 함께 던진 셈입니다. 5년은 설비 한 기를 세우고 남은 라인을 손보는 데 걸리는 시간과 얼추 겹치니 유예 기간이자 마감 시한이기도 하고요. 유리해지는 쪽은 대산 단지 안에서 정유와 화학이 한 울타리로 묶이는 참여사입니다. 정유공장에서 나오는 부생가스와 저가 원료를 NCC에 곧바로 밀어 넣고 중복 라인을 세우면 고정비가 얇아지고 남은 설비의 가동률이 올라갑니다. 원료 조달과 유틸리티, 출하 부두를 함께 쓰는 이익도 작지 않고요. 버티기 경쟁이 선별 경쟁으로 넘어간 것입니다. 이런 장면은 조선업에서 먼저 나왔습니다. 2017년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의 가동을 멈춘 뒤 남은 야드로 물량을 모으면서 업계 전체의 손익 구조가 정리되기 시작했죠. 반대로 압박받는 쪽은 통합 대상에서 빠진 중소 유도품 업체와 원료를 대던 트레이딩, 물류, 정비 협력사입니다. 물량이 줄면 협상력도 같이 줄고, 인근 단지의 소규모 설비는 규모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다음 정리 대상 후보로 몰립니다. 통합법인이 구매 창구를 하나로 모으면 협력사가 상대할 문도 둘에서 하나로 줄어드니 값을 지키기가 더 어려워지고요. 여기에 배출권 부담까지 얹히면 노후 설비를 붙들고 있을 명분은 더 빨리 사라집니다. 나이 든 크래커일수록 먼저 불이 꺼진다는 뜻이죠. 여기서 한 가지 더 짚을 것은 이 결정이 국내 시장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한국이 설비를 줄이면 그 물량은 중동과 중국의 신설 설비가 가져가므로, 감산은 세계 시장에서 자리를 내주는 대신 손실을 멈추는 거래에 가깝습니다. 결국 국내 석유화학의 경쟁 축이 누가 더 싸게 만드느냐에서 누가 살아남을 설비를 고르느냐로 옮겨간 셈입니다. 앞으로 이 산업의 성적표는 증설 발표가 아니라 폐쇄 결정의 속도로 매겨집니다. 얼마나 지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남겼느냐를 묻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취업 TIP | 이 뉴스가 밸류체인의 어느 칸 일인지부터 잡기 이런 뉴스는 회사 이름만 외우면 남는 게 없고, 밸류체인의 어느 칸에서 벌어진 일인지 좌표를 찍어야 면접에서 쓸 수 있습니다. 지도 없이 지명만 외운 사람과 지도를 들고 길을 아는 사람의 차이라고 보면 됩니다. 석유화학의 흐름은 원유에서 정제, 나프타, NCC, 기초유분인 에틸렌과 프로필렌과 BTX, 중간체, 합성수지와 합섬원료, 최종 가공품 순으로 이어집니다. BTX는 벤젠과 톨루엔, 자일렌을 묶어 부르는 말로 합성섬유와 페트병 원료로 이어지는 갈래고요. 이번 결합은 이 가운데 가장 앞쪽인 NCC 칸에서 일어났고 뒤쪽 유도품 칸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지원할 때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와 첨단소재 부문, HD현대오일뱅크의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이 각각 어느 칸에 서 있는지 사업보고서의 부문별 매출로 확인해 두면 답변의 밀도가 달라집니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앞 칸은 정리 대상이고 뒤 칸은 투자 대상인 경우가 흔하거든요. 직무도 같은 방식으로 쪼개 볼 것입니다. 생산관리라도 NCC 운전은 열분해로 온도와 코킹 관리, 유분 분리탑 운전이 중심이고 유도품 공정은 촉매 수명과 중합 조건 관리가 중심이라 준비할 언어가 다릅니다. 코킹은 열분해로 안쪽에 탄소 찌꺼기가 눌어붙는 현상으로, 이걸 언제 태워 없앨지가 곧 설비의 가동 일정이 됩니다. 주전자 바닥에 눌어붙은 물때를 긁어내는 일과 원리가 비슷한데, 그 주기를 며칠 늘리느냐가 한 해 생산량을 바꿔 놓습니다. 설비기술 직무는 통합 이후 정비 주기를 다시 짜는 일이 늘고, 구매 직무는 원료 계약을 한 창구로 모으는 일이 늘어납니다. 안전환경 직무는 두 회사의 서로 다른 관리 기준을 한 체계로 맞추는 과제를 받고, 품질과 연구 직무도 범용 유분에서 고부가 유도품 쪽으로 과제가 옮겨 갑니다. 좌표가 없으면 자기소개서 문장이 이렇게 나옵니다.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으로 도약하는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좌표를 쥔 지원자는 이렇게 씁니다. "대산 통합법인은 남은 크래커의 가동률로 손익이 갈리는 구조라고 이해했습니다. 열분해로 운전 실습에서 코킹 주기를 기록하며 익힌 감각을 이 자리에서 쓰고 싶습니다." 두 문장의 차이는 열의가 아니라 좌표입니다. 앞 문장은 어느 회사에나 붙지만 뒤 문장은 이 회사의 지금 상황에만 붙거든요. 면접에서도 같은 원리가 통합니다. 이번 결합이 회사에 어떤 의미냐고 물으면, 앞 칸의 설비 수를 줄여 뒤 칸의 이익을 지키려는 결정이라고 한 줄로 답한 뒤 자기 직무가 그 두 칸 사이 어디에 붙는지 이어 말하면 됩니다. 반대로 회사가 커져서 좋겠다는 식으로 답하면 좌표를 못 읽은 지원자로 남습니다. 지금 할 일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두 회사 반기보고서에서 부문별 영업이익을 옮겨 적어 볼 것, 둘째 에틸렌 스프레드 추이를 최근 3년치로 찾아 그려 볼 것, 셋째 지원 직무가 통합법인에서 어느 칸을 맡는지 한 문장으로 정리해 둘 것, 넷째 공정위 보도자료 원문에서 시정조치 항목을 직접 읽고 5년 제한의 대상 품목을 확인해 둘 것입니다. 여기에 여수 재편까지 함께 읽어 두면 두 단지를 비교해 말할 수 있어 답변의 폭이 넓어집니다. 이 네 가지를 마치면 이 뉴스는 외운 지식이 아니라 자기 언어가 됩니다.